그렇다면 그가 바로 낭인의 검을 척살하는 살수란 말인가
중년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
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허름한 보따리를 어깨에 멘 후 뒤뚱뒤뚱 걸음을 옮기
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그는 절름발이였던 것이다
그러나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그의 눈빛은 싹 달라졌다
근원을 알 수 없는 괴이하면서도 푸른 광채가 서릿발처럼 발광한 것이다 후덥지
근한 하오下의 대기를 꽁꽁 얼릴 듯한 소름 끼치는 눈빛이었다
중년인은 괴소를 흘렸다
흐흐 낭인의 검 천하에서 오직 너만이 내 존재를 알고 있지 네가 세 번의 살
인을 행할 동안 나와 한 차례 부딪친 적이 있지
사내의 미소는 고졸하게 바뀌고 있었다
첫 번째 대결은 나의 패배로 끝났다 그로 인해 내 오른쪽 발은 병신이 됐지 하
지만
중년인은 다시 땀을 닦아내며 지그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
후후 그로부터 사 년이 흘렀다 사 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지 내 전 육신
과 영혼은 오직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바쳐졌다 이제 남은 것은 널 꺾고 영예로운
은퇴를 하는 것이다 특호特號의 명예를 걸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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