분명 삼복은 아직 멀었으나 연신 통통한 손으로 얼굴의 비지땀을 닦아내고
그는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는 관도 옆에서 행인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나무
생존의 여부는 승부勝負에 달려있다 승자만이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따
라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살수手라면 그 점을
새우눈처럼 가늘었으며 그 사이로 간신히 보이는 동공도 썩은 동태눈처럼 풀어져
있었다 만일 그의 눈을 자세히 본다면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
세상에는 많은 살수들이 있지 그들은 한결같이 젊고 유능한 자들이다 하지만
중년인은 이마에 밴 땀을 손등으로 슥 문질렀다
중년사내는 다시 콧잔등에 흥건히 배인 땀을 닦아냈다
경험과 정情… 바로 그 두 가지가 부족한 거지
중년인은 나무 그늘 아래서 허공을 바라보며 마치 누군가에게 말하듯 연신 중얼거
경험이야 나이가 젊으니 그렇다 치고…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어야할 정情을 모
그의 이론에 의하면 유능한 살수라면 정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그것이야
말로 살수에 있어서 가장 약점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 아닌가
후후 그 어떤 대상자도 인간인 이상 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정
을 이해하지 못하면 대상자의 약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지
낭인의 검도 마찬가지… 그자에게도 정이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이해하고 있기에 날
그자의 살인무기로 택한 것이 아닐까
놀라운 말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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